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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11.29 필리핀에서 이 음식 먹어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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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사진부터 보시라.

 

무슨 음식인고?

 

난 항상 말라떼에 숙소를 잡는다. 자주가는 카지노가 그곳에 있는건 아니지만, 웬지 난 말라떼가 좋다. 주위 상권이 좋거든... 식사, 여자, 술, 마사지.... 내가 원하는 모든걸 그곳에서 해결할수 있으니 어찌 다른곳에서 잘수 있으랴. 

 

여튼, 아침에 일어나 카지노를 가려면 택시를 타야 하는 입장이라 말라떼에서 항상 식사를 한다. 근데 요즘 내 이빨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 밥을 안먹고 카지노에 갈수도 없고... 평소같으면 "명가"라는 한국식당에서 순두부로 배를 채울텐데 그날은 웬지 다른걸 먹고 싶었다. 그래서 찾아간곳이 로빈손몰안의 이름모를 체인점 이었다. 

 

메뉴판을 본다. 근데 아무리 꼼꼼히 찾아봐도 내가 먹을만한게 없다. 대부분 고기류의 식사들...

필리핀이 육류의 나라임을 느끼며... 억지로 먹을수 있을만한걸 고르다 보니 위 사진의 음식을 주문하게 됐다.

탕류이니 씹을일은 없을거 아닌가베? 

 

시간이 지나 갈릭라이스와 이름모를 탕이 나온후 시식을 하는데... 한숟갈 뜨고 깜짝 놀랐다. 

이게 뭐지? 완전 소금물이다. 아니 더한 소금이다.

맹물에 소금을 한주먹 넣었더라도 이정도는 아닐게다. 

 

여기서 내 성격이 좀 중요한데... 난 보통 누군가에게 컴플레인이나 요구를 하지 못한다. 뭐가 많이 이상하더라도 그냥 내탓이요 하며 넘어가는 스탈이다. 그런 난데... 싱거운 라이스만 먹을려다 보니 너무 맛이 없다. 다른 음식이라도 하나 더 시켰으면 어떻해든 먹을텐데... 밥에 먹을거라곤 저놈의 탕 하나밖에 없는데 먹을수가 없으니 여간 불편한게 아니더라. 

 

결국 용기내어 직원을 불렀다. "뭐 이런걸 음식으로 내놨냐?" 같은 컴플레인을 제기할려는게 아니라 그냥 궁금했다. 원래 이 음식은 짠건지, 아님 주방장이 실수로 소금을 넣은건지.... 가 너무 궁금해서 직원을 불렀다. 

 

"this food is brine" 이음식은 소금물입니다.

"eat?" 먹어보세요

"is this food originally brine?" 이음식이 원래 소금물입니까?

 

내말을 들은 직원은 직접 먹어보진않고 나에게 뭐라뭐라 말은 하는데.. 내가 알아듣질 못하겠더라. 이러쿵 저러쿵 손짓 발짓 하다 결국 그녀가 음식을 들고 주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말이 잘 통하지 않은 상태라 그다음 상황을 어찌할지 모르고 있는데... 한동안 감감 무소식이다.

 

결국 반찬없이 밥만 처묵하고 계산할려는데... 계산서에 그 탕 금액이 빠져있더라. 

 

일단 고맙다고 말하고 나왔는데... 나와서 생각해보니 나 스스로가 뿌듯했다.

역시 사람은 뭔가 이상야릇할때 자신의 권리를 위해서라도 지적을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걸 실천한 나 자신이 자랑스러웠던것이다.

 

그래 이 탕은 주방장이 졸며 음식을 하다 소금을 한통 다 부은것이었던 거야. 그러니 지들도 미안한지 음식값을 조용히 뺀거 아니겠어? 혼자 그런생각을 하며 카지노에 도착한 난 그날 그 탕 금액의 몇백배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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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필리핀에 거주했던 친구를 만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위 음식 이야기를 했더랬다. 

자랑스럽게... 내가 음식점의 잘못을  지적했고, 음식점은 수용했다며 대화를 나눴는데...

 

오래 거주했던 그 친구왈~~

 

"야~ 그거 원래 짠 음식이야. 자식 진상짓 하고 왔네~"

 

그렇다. 원래 저 음식은 짠거였던 것이다. 

 

미안합니다.

 

 

 

Posted by 선녀와난했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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