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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을 앞둔 마지막 하루일과를 위해 지친 몸을 이끌고 난 출근한다.
매번 같은길, 같은 주차장.
눈감고도 갈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나이 언~ 40을 바라보며 운전경력만 12년이 넘는 나.
아직까지 단한번의 사고조차 없었던 나.
매년 내는 자동차 보험료를 아까워 했던 나.

드디어 오늘 첫경험을 하게되어.... 무지 기쁘.....ㄹ 까?

평소 주차하는 장소가 저런곳이다.

운전초보자도 감히 일부러라도 타인의 차를 박기 힘들정도의 넓은 강변 공터인데....

나는 박았다.

왜 부딪쳤을까?

내 주차공간만을 바라보며 코너를 돌때 부딪칠지 모른다는 생각을 안했던건 아니다. 그저 후진하기 귀찮았을 뿐이다. 그저 핸들을 끝까지 꺾으면 통과될거란 착각을 했을 뿐인데...  ㅠ.ㅠ

"덜컹" 소리가 난다.

♥♥♥

자동차를 운행하면서 경미한 접촉사고는 누구나 경험할 것이다. 나또한 보험처리만 처음일 뿐 잔잔한 부딪힘은 몇번 있었더랬다.

그때마다 때로는 상대방의 괜찮다는 말로 쉽게 넘어가기도 하고, 때로는 아무도 없기에 모른척 도망가기도 했더랬다. (나 나쁜놈? ^^)

그러나 이번엔?

♥♥♥

부딪힌 차에서 사람이 내린다.

"좃됐다"

일하러 온분이 차를 주차했으면 회사에 가셔야지 왜 차안에 계신겨?

많고 많은 주차된 차중에 하필 사람이 있는 차를 박은겨?

게다가....

요런 비스무리한 외제차네? ㅠ.ㅠ

ㅆㅂ 진짜 좃됐다.

♥♥♥

자동차를 십여년 운행만 해봤지 이런 접촉사고를 제대로 처리해본 경험이 없던 나.

상대차량의 범퍼를 보니 아무런 흔적도 보이지 않기에 어디선가 들었던 현금합의를 떠올린다.

이후 내가 그분에게 내민 합의금은?

15000원???
만오천원???

당시 지갑에 있던 전재산이 만오천원 이었다.

나의 짧고 멍청한 생각에는...

기스하나도 없는 범퍼와 웬만하면 그냥 넘어갈수 있는 일이라는 판단과 범퍼라는게 원래 박히고 찢기는 부품 아니냐? 라는 비현실적인 생각을 했었나보다.

여튼 나의 이런 얼척없는 행동을 지켜보던 상대방 차주님은 얼마나 황당하셨겠는가.

내가 내민 만오천원을 어이없게 지켜보며 그분 왈~
"이거 외제차 에요. 범퍼만 250만원 입니다. "

ㅠ.ㅠ.ㅠ.ㅠ

그제서야 나의 멍청함과 비현실적 인식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바로 보험 접수하고는 차주님께 고개숙여 사과 드린다.

"죄송합니다."

♥♥♥

이후.... 때아닌 차주님과의 어색한 동거가 시작된다.

이놈의 보험조사관이 오질않는다.
15분이면 올것같던 조사관이 30분이 지나도 오질 않는다. 40분~ 50분~ 1시간~ .... 오질 않는다.

둘다 회사 가야되는데...

점점 차주님께 미안해진다. 범퍼를 부딪힌 미안함 보다 기다리게 하는 미안함이 훨씬 커져간다.

혹여나 차주가 화낼까 노심초사하며 오지않는 보험조사관을 욕해댄다.

차주왈~
"보험사가 어디에요?"

나~
"KB보험입니다."

차주~
"그런 보험사가 있었나?"

나~
"옛날이름은 LIG보험인데...갱신할때 보험사 바꿔야 겠습니다. 죄송요~"

여차저차 무려 1시간30분만에 조사관이 도착한다.

그리곤 5분정도 사진 찍더니..... 끝?
ㅋㅋㅋ

너무나 미안했던 나는 차주님 들으란 소리로 보험조사관에게 한마디 던진다.

"이분 엄청오래 기다리셨다. 해달라는데로 전부 해주셔라~"

진짜 "좃됐다." ㅠ.ㅠ

진짜 250만원에 범퍼 교체하진 않겠지?

ㅠ.ㅠ






Posted by 선녀와난했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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