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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보험? 

누군가는 가입하지 말라고 한다. 어차피 가입전 고지의무에서 실수가 잦아 막상 보험금 청구할땐 불리하다며 가입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차라리 그돈을 적금식으로 넣어 치아치료에 쓰는게 더욱 낫다고 한다.

나도 맞는말이라 생각한다.

치아보험은 소멸성이라 매달 그냥 헌납하는 돈이다보니 이가 아프지 않으면 헛돈쓰게 되는게 맞다. 게다가 요즘은 건강보험으로 보장도 많이 되다보니 임플란트 아니고서는 그닥 치아보험의 혜택을 볼일도 없다. 

그럼에도 그걸 알고 있음에도... 난 치아보험에 가입했었다.

 

3년전 어느날... 치통이 심하게 왔다. 진통제로도 막을수 없었던 극심한 치통. 내 살아생전 처음 느껴보는 고통이었던것 같다. 30분정도 끙끙 앓고서야 거짓말처럼 사라지는 통증. 이후 심한정도만 차이날뿐 종종 찾아오는 치통. 

치과에 가는걸 무서워하는 쫄보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던중... 일단 보험이나 가입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문득하게 됐다. 

 

그렇게 xxxxx 치아보험중 제일 저렴한걸로 일단 가입해두고 상황을 지켜봤는데... 더이상의 치통이 없다. 신기하게도 이놈의 통증이 내가 보험을 들었는걸 알아챈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정도로 찾아오질 않았다. 뭐든 나에게 나쁠건 없으니 상관은 없었다. 

 

그러다.... 보험든지 1년10개월쯤. 이제 2개월만 지나면 면책기간이 모두 완료되어 치아보험 100프로를 보장받을 그 직전.

 

저녁부터 치통이 온다. 오래전 느꼈던 그 극심한 통증이 살살 몰려온다. 느낌으로 알수 있었다.

"이거 큰 통증이다."

역시나 예상처럼 정신이 혼미할정도의 통증이 몰려온다. 조금만 참자며 어떻해든 버텨보지만 예전같지 않다. 이놈의 통증이 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나감에도 사그러들질 않는다. 

 

치과가 문닫은 저녁시간.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이대로는 죽을것만 같다. 

응급실? 그건 최악의 선택이고...

머리를 바닥으로 꼬라박아본다. 예전에 이런행동직후 가벼운 통증이 멎었던걸 생각해냈기에 한 행동이다.

아무효과가 없다.

마늘을 갈아 통증부위에 뭍혀봤다.

아무효과가 없다.

진통제 4알을 동시에 먹어도 봤다.

아무효과가 없다.

찬물을 머금었다.

다행히 통증이 잠시 멈춘다.

 

잠시라도 어디냐... 천만다행이라 생각하며 저녁부터 다음날 치과가 문여는 오전 9시까지 찬물을 머금었다.

물이 미지근해지면 통증이 다시올라오니 수시로 뱉고 머금고를 반복했다. 

수면? 그딴건 꿈도 못꿀일이다. 뜬눈으로 밤을 꼬박세울수 밖에 없었더랬다.

아마 그날이 내인생 최악의 날이었을거라고 본다.

 

그렇게 다음날 일찍 치과에 방문해 통증부위를 발치했더니 거짓말처럼 사라지는 치통. 

역시 그놈의 이빨이 문제였었구나 라는 생각과 행복이란게 별거있나? 통증없는 지금이 행복이지 라는 생각을 하며 의사에게 연신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내게는 지옥에서 탈출시켜준 고마운 분이였으니 말이다. 

 

이후 임플란트를 진행하게 되고 보험금청구를 하니 청구당일 통장에 돈이 들어온다. 비록 절반이지만 말이다. 2개월만 늦게 통증이 왔더라면 온전한 보상을 받을수 있었을텐데.... 아쉬움을 뒤로하고 일상으로 돌아온지 3개월정도....

 

통증이 또 찾아온다. 

저번꺼랑 똑 같은 거대한 통증이 찾아왔다. 

저번처럼 치과가 문닫은 저녁시간에 또 찾아왔다. 

악몽과도 같았던 그날이 반복된다.

 

그렇게 10시간 이상 찬물을 머금다 아침일찍 치과를 찾아 이빨을 뺐다.

임플란트 완성된지 얼마나 됐다구. 또 임플란트를 준비해야만 했다. ㅜ.ㅜ 

다행이 이번엔 면책기간이 끝난 시점이라 보상은 100프로 받는다. 

 

발치후 2개월이 지났을 무렵 마음의 준비를 하고 치과를 방문했다. 

임플란트 그 두려움을 감당할 마음의 준비.

첫 임플란트는 아무것도 모르고 수술받았지만 이번엔 두번째이니 적응될만도 한데 난 두렵다. 

막상 수술하면 별거 아닌데도... 난 항상 두렵다.  쫄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술대에 누운내게 의사가 이빨을 건드리며 말한다.

"아.. 이거 한개 임플란트 한다고 될게 아닌데... 이거 보이져? 양옆에 이빨 흔들리는거 보이져?"

쇠꼬챙이로 근처 이빨을 쑤시며 하는 말이었다. 

어쩌란 말인가? 내가 뭘 알것이며 나보고 뭘 어쩌란 말인가? 

 

의사왈~  요즘 기술상 발치후 바로 임플란트가 가능하니 양옆 두개의 이빨도 같이 수술하잰다.

 

1개 수술받는것도 벌벌떨며 긴장했던 내게 3개를 동시에 수술하자는 이놈의 의사.

내가 돈때문에 고민하는것처럼 보였는지 의사가 말한다.

"갑자기 하는거니 100만원 할인해줄께요."

 

돈이 문제가 아닌 나로서는 다음수술을 기약하며 또 괴로워하느니 왔는김에 그냥 하자는 마음으로 수락했다.

그뒤 장장 50분간 입을 벌린채 무슨 아스팔트 공사하듯 내입을 해집고 다닌다. ㅜ.ㅜ

 

이후...

수술완료후 목돈이 나가게 된 나는 저번과는 다르게 보험회사에 문의를 했다.

보험금 청구시점이 궁금해서이다.

 

쇠덩어리 식립하고 바로 가능한지?

보철물을 올리고 난 후에야 가능한지?

 

쇠만 박아도 보험금 청구 가능하단다.

바로 서류준비해 신청했다.

예전처럼 당일 지급될걸 예상하며...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들어오라는 돈은 안들어오고 손해사정관이 배정되었단다. 

 

아마도 보험가입후 빠른시기에 두번의 청구건이 있는것과 금액이 큰것이 수상해 보험회사측이 조사를 의뢰했나보다.

뭐 그래봐야 난 꿀릴것 없다고 생각했으나... 막상 손해사정관을 만나고 보니 웬지 겁이 났다.

 

나의 과실과 무관하게 뭐든 꼬투리잡을려면 잡을수 있는게 아닐까?

내까짓게 거대보험회사가 지급거절이라는데 뭘 어찌할수 있을까? 

내가 회사라도 나같은 케이스는 거절하겠는데.... 등등. 

 

지금까지 나의 치료비를 지급하는건 둘째치고 내 이빨상태가 워낙 좋지않아 앞으로 나갈 치료비까지 생각하면 보험회사 입장에선 욕을 먹더라도 나의 보험을 해지시키는게 훨씬 이득이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조마조마한 시간을 보내던 중....

 

한달만에 보험금을 받았다.

지연이자까지...^^

 

자식들~ 나름 공정하네. 

 

보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나였는데.... 이젠 좀 흔들린다.

앞으로 몇가지 보험을 추가로 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의 몸은 자신이 제일 잘 알터

현재 자신의 치아가 좋지않다면?

약관의 고지의무에 해당되는게 없다면?

보험부터 드시라고 권하고 싶다. 

 

이상.

 

 

 

 

 

 

 

 

Posted by 선녀와난했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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