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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나홀로 필리핀을 다녀왔다.

지난 3번의 친구와의 필핀여행 덕에 자신감을 얻었는지 나혼자 무작정 떠났다.

그리고....   엿됐다.

♥♥♥

출발부터 엿될 조짐이 보였다.

나홀로여행이다보니 경비절감을 위해 리무진버스를 예약했다.

그런데...

막상 정류장에 도착하니 내예약정보가 없다. 뭐지?

5시40분을 예약했는데 PM 이 아닌 AM 으로 예약한 바보같은 나.
17시 40분으로 예약해야될걸 5시 40분으로 예약한 바보같은 나.

나머지 버스표는 이미 매진.

ㅠ.ㅠ

멘붕에 빠진 내게 다가오는 한 중년아저씨.

"너무 우울해 하지마소. 택시 타면 되잖아. 내차 타소."

12만원? 버스값에 무려 12배???

예약된 비행기, 호텔, 렌트 생각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내 쌩돈 12만원이 순간의 실수로 날라간게 이번 엿같은 여행의 첫 신호탄이었다.

♥♥♥

우선 전제를 깔아야 될게 난 공자나 부처나 예수가 아니다.

그저 미숙한 한 인간으로 술, 도박, 여자를 좋아한다. 그러니 하고많은 국가중 허구헌날 필리핀만 찾아가겠지. ㅋㅋㅋ

여튼,

필리핀에서의 첫 아침.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한다.

내가 주로 하는 카지노 비디오머신인 5드래곤.

자주 접하다보니 내 나름의 게임운용 방식이 있는데...

1. 깔대기에 물붓듯 빠른시간에 돈이 빠지는 기계는 버린다.
2. 보너스와 보너스 사이에 텀이 길면 버린다.
3. 낮은베팅으로 좋은그림을 확인한다.
4. 주식에서 달리는 말을 잡듯 분위기에 맞춰 배팅을 올린다.
.......등등.

이외에도 하나더 내가 확신을 갖고있는 머신의 시스템은 보너스와 보너스 사이의 바퀴수가 400바퀴를 넘지 않는다는 것.

보통 100바퀴 내외에 보너스가 한번쯤은 나온다는걸 감안하면 400바퀴라는게 얼마나 텀이 긴건지는 알지만 그래도 꼭 나오긴 나온다는것.

이 방식대로 게임을 시작한지 3시간여~~~

가지고 간 유흥비는 현금 100₩, 달러로는 890$, 페소로는 P42000.

이것저것 여러 머신을 돌리며 조금씩 페소가 줄고 있는 가운데...

무언가에 홀린듯 한기계 앞에 앉은 나.

그림도 않좋다.
보너스도 안나온다.
돈빠는 속도도 ktx급이다.

그럼에도 난 그기계를 벗어나질 않는다.

귀신에 씌인건가?
옮겨다니기 귀찮았던걸까?

어쩌다보니 바퀴수는 300바퀴를 넘어간다.

이때 난 내생에 최악의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다.

"오~ 좀만 더돌리면 보너스 나올텐데 베팅 한번 올려봐~"

350바퀴를 기점으로 배팅을 더블로 올린다. 비록 잃는 돈도 두배지만... 그래야 보너스에서 두배로 받아 먹을테니 말이다.

그러나,

400바퀴가 넘어가고도 보너스는 나오지 않는다.

"어라~ 내가 바퀴수를 잘못 셋던가?"

난 곧 보너스가 나올거란 믿음에 더블찬스를 계속 활용하며 베팅버튼을 눌러댄다.

어느샌가 바퀴수는 500바퀴를 넘어간다. 여기서 난 내생에 두번째 최악의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이정도면 보너스 나왔을때 점수 많이 주겠는데? 따따블로 승부 볼까?"

P30베팅으로 시작 했던 게임이 P60을 거쳐 어느샌가 P90베팅이 되었다. 돈을 잃는 속도가 3배로 빨라졌다.

600바퀴 ☞ 700바퀴 ☞ 더이상 헤아리기도 머리 아프다.

아무리 돌려도 보너스가 나오질 않는다.

점점 쫄리는 마음에 눈물을 머금고 베팅을 줄이기 시작한다.

P90 ☞ P60 ☞ P30

어느순간 정신이 돌아오며 지갑의 돈이 걱정되어진다.

어머나..... 그 여유롭던 P42000에서 남은돈은 고작 P2000. ㅠ.ㅠ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어쩌지? 이돈 마저 다 쓰면 난 뭐하지? 그렇다고 이돈 남긴다고 뭐 달라질건 있나? 오늘 내일 어쩌지?"

결국, 난 피눈물을 흘리며 보너스도 못본채 남은 P2000을 챙겨 그자리를 떠난다.

♥♥♥

여행시작 하루만에 대부분의 돈을 날린 내가 할수 있는건 뭘까?

고작 호텔방에 누워있는것 외엔 할게 없다. 나가면 돈인데... 내가 뭘 할수 있겠나?

왜 내가 소유한 카드중에 마스터 비자는 하나도 없는가? 를 한탄하며...
지루함을 떨치기위해 한국의 친구들과 이런 저런 카톡이나 하고 누워있었던 나.

솟아날 구멍이 보인다.

한다리건너 지인이 필리핀에서 일하는 중이라며 담날 내게 돈을 빌려주신댄다. ㅋㅋㅋ

고장난 머신기계에서 잃은 돈백만원의 아픔보다 멀리까지 여행와 호텔방안에 갇혀 있어야만 한다는 사실에 더욱 마음 아팠던 내게... 지인의 돈은 너무도 감사, 또 감사했다.

희망과 기쁨과 환희를 느끼며...

이제 뭐하지?

남은 P2000으로 뭐하지?

♥♥♥

사실 이번여행의 핵심은 여자였다. 카지노가 아니었다. 원래 목적은 필핀 혼혈여성분과 어울리는거였는데...


다른 필핀 여행객들은 저정도 급이랑 어울린다던데... 그래서 나도 넉넉히 돈준비해 왔었는데...

이제 난 돈이 없다.

ㅠ.ㅠ

소중한 시간을 홀로 방콕할수는 없는 일이니 없는 살림이지만 무작정 호텔밖으로 나가본다.

담배하나 필때마다 누군가 내게 말을 붙인다. 그러나 다들 내가 감당할 가격이 안된다.

가끔씩 감당할수 있는가격이더라도 내가 감당을 못할 스탈이다.

그러다...

두여자가 동시에 내게 말을건다. 나중에 알았는데 둘이 사촌지간이란다.

짧은 영어로 내가 묻는다.
How much?

돌아오는답이 가관이다.
1000페소. But together.

1인당 P1000에 둘이 함께란다.

또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양이냐? 질이냐?"

결국 난 "양" 을 택했다. 까짓 불끄면 상관 없자나. 혼혈은 담기회에....


"양" 보다 "질"이 였을까???

ㅠ.ㅠ

이상 최악의 필핀여행 후기 였다.






 









Posted by 선녀와난했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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