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3년전 이재명이 저 인간한테 지고, 윤석열이 대통령 됐을때, 그날.
모텔방에서 무지무지 울었었다.
울려고 모텔방을 잡은건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타이밍상 혼자 모텔방에서 누구 눈치볼거 없이 엉엉 울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왜그리 울었었을까? 내가 그리도 감정적인 인간이었던가? 하긴 나이가 들어가니 별것아닌 영화장면, 드라마장면에도 눈물이 나긴 했지만, 고작 대통령이 저인간이 된게 뭐가 그리 슬프길래 그리도 엉엉 울었을까?
혹 이재명이 떨어져서 울었던걸까?
3년전이라 그당시 감정을 잘 모르겠다. 그냥 지금 돌이켜 나름의 이유를 대보면 이래서 울었던것 같다.
대선전 매번 국힘만 찍어대던 친구랑 나눴던 대화가 기억난다.
그때가 아마 대선토론에서 이재명이 윤씨에게 "RE100에 어찌 대처할거냐?" 라는 질문에 "RE100이 뭔지 모른다"고 답변한 직후였는데... 내가 친구에게 말했다. "나도 RE100이 뭔지 모르지만, 대통령이 될사람은 알아야 되는거 아니냐?"
친구의 대답은... "야..임마. 대통령이 뭐든 다 알아야 되냐?"
하긴, 그 토론 담날 조중동 신문에서 일제히 무슨 퀴즈대회 하냐며 오히려 이재명한테 뭐라뭐라 했으니, 친구의 반응이 그닥 놀랍지는 않았다.
다만, 난 친구를 설득하고 싶었다. 차라리 홍준표였으면 너가 국힘찍는거 뭐라 안하는데... 윤씨는 정말 아니니, 웬만하면 투표하지 말아달라고... 물론 코빵기도 안끼고 찍었을거라 예상한다.
요즘 그친구가 윤씨 욕을 하길래, 내가 "찍어놓고 뭐라냐? 그냥 계속 지지해줘라" 고 하니, 지난 대선 윤씨 안찍었다고 발뺌하긴 하던데 비밀투표라 알게 뭥미.
여튼, 친한친구사이라 정치적성향은 따지지 않기로 다짐했던 나조차도, 당시 친구에게 투표포기하라고 했던 이유가 있다.
내가 적지않은 삶을 살면서, 내 살다살다 윤씨 같이 나쁜놈은 본적이 없었다. 물론 찾아보면 더 나쁜놈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조국사태를 거치며 내 입장에서 가장 나쁜놈은 윤석열, 김건희 이 두인간 이였다.
김건희의 악행은 접어두고, 물론 그녀의 악행 = 윤씨의 악행이겠지만...
윤석열의 어떤 모습이 싫었던가.
동의받지 못할수도 있지만, 내 입장에선 다음과 같다.
이인간이 지 좌천되고, 변방으로 밀려있던걸 우리 문재인 대통령께서 중요임무를 맡겨 주셨는데... 이놈이 임명장에 잉크도 마르기 전부터 청와대 인사를 별거 아닌걸로 수사하더니... 극기야 조국일가를 무참히 짓밟았다. 한 가족을 전부 도륙낸놈이 바로 저 인간같지도 않은 백정ㅅㄲ 윤석열이다.
그래 백번양보해서 죄있으면 벌 받아야 된다고 치자. 그럼 너네 부부는? 너네 검찰 식구는? 다른 국힘 정치인은?
모두다 불법과 편법을 넘나들며 지들 뱃속만 챙기는 인간 투성이인 세상에서, 오직 조국일가한테만 그토록 가혹한 면도칼을 들이댄 ㅅㄲ 윤석열.
그래놓고 공정하댄다.
살아있는 권력에도 굴하지 않는 범이 내려온댄다.
윤,김 부부의 수많은 개인범죄는 차치하고, 난 이런인간이 대통령 후보라는것 자체를 인정할수 없었다.
근데, 당시 여론조사에서는 박빙 또는 우세로 나오니 환장하고 미칠노릇. 설마 조사가 잘못됐겠지, 설마 하느님이 있다면 저런인간을 대통령되게 하겠어. 등등... 설마 설마 했다.
그런 마음이기에 정치적성향이 다른걸 알면서도 친구에게 투표포기를 권했던 것인데...
설마가 현실이 되버렸어. ㅜ.ㅜ
그러니 모텔안에서 안 울수가 있겠나. 나이먹어 간만에 펑펑 울었더랬다.
세상에 하느님이 있긴 개뿔~ 착하게 살면 복이오고, 나쁘게 살면 천벌 받는다고? 개뿔
어디 교과서, 동화같은 말을 믿은 내가 바보고, 멍청했던거지.
세상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삶이란?
타인에게 피해를 주며 나쁘게 살아도, 그결과 이득만 얻어내면 벌 안받고 잘먹고 떵떵거리며 살아가는거야.
반대로
착하게 살고, 남에게 피해를 안준다 한들 그렇게 이득못보고 살면? 거지처럼 살다 거지처럼 죽는거야.
이게 그당시 내가 뼈저리게 느낀 깨달음이라 더욱 서럽게 울었던것 같다.
가치관이 완전히 붕괴되었으니 말이야.

이후.... 마음을 추스리던중... 돌아오는 첫 명절 때.
자형이랑 누나랑 명절기념으로 술을 거하게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을때.
이제갓 성인이된 조카 녀석을 붙잡고 내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뒤늦게 엄마한테 등짝 맞으며 들었음)
"00아. 넌 착하게 살지 마라. 착하게 살면 복받는다는거 거짓말인거 알제? 감옥 안갈정도의 나쁜짓은 해도 되니깐, 니 실속 니가 잘 챙겨가며 살아라"
자형은 취한상태라 못들었지만, 누나랑 엄마는 그말 듣고 나보고 방에 들어가 자랬다고 한다.
담날 술이 깬후 이말을 들었지만, 난 별로 미안하지 않았다. 그게 현실이니깐. 현실이 그걸 보여주니깐.
성인이 된 조카에게 오히려 우리삼촌은 참 현실적이야 라는 말을 들을꺼란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올해 명절에는 조카에게 이말을 해주고 싶다.
"00아 권선징악 알제? 나쁘게 살면 결국 끝이 안좋데이~ 착하게 살아래이~"
이정도 번복정도는 봐주겠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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