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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초 필리핀을 다녀온후 뒤늦게 기억을 더듬어 본다.

출발전 이런저런 계획을 세웠더랬다. 비록 대부분의 시간을 카지노에서 보내겠지만, 틈틈히 할건 해야 하니깐 말이다.  

대충계획은 이랬다.

 

* 하루에 2번은 꼭 마사지 받자!

* 페이스북으로 알게된 여자애들 만나보자!

* 하루 두끼는 꼭 챙겨먹자!

 

별것아닌 저정도 계획을 실행하는게 뭐 어렵겠는가 싶은데... 난 결국 지키질 못했다. 

사람심리상 무언가를 탓하고 싶은맘은 굴뚝같으나, 모든게 내탓이다. 

그러나 굳이... 굳이 뭐때문에 실패했다고 한다면....

 

이 여자애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22살 싱글맘이다. 

 

왜 이여자애 때문인가? 그건 뒤에 이야기 해보고 우선 펜데믹 이후 첫 필리핀 출정기를 끄적여 보겠다. 

 

나의 여행패턴은 항상 일정하다. 펜더믹 전이나 후나 달라진건 없다. 3박이던, 4박이던, 첫날밤은 항상 카지노다. 굳이 늦은밤 도착해서 호텔에서 잘 이유가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어차피 호텔예약해도 짐만풀고 카지노에 달려갈 나란걸 알기에 방필 첫날의 호텔방은 내겐 아무 의미없다. 

다만, 평균 12시간 이상을 카지노에서 보내야 하기에 피로도와 금전적 희생이 따를뿐이다. 

 

그날도 그랬다.

 

오후 10시에 마닐라 도착 - 11시쯤 오카다 카지노 도착 - 다음날 오후 1시에 호텔이 있는 말라떼로 고고~

장장 14시간 가량의 게임의 결과는 처참했고, 내몸도 처참한 상태로 호텔에 도착한 나는, 내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제일먼저 마사지부터 불렀다. 하루 두번의 마사지를 위해서는 시간이 촉박하다. 

 

시원한 마사지, 야릇한 마사지, 이후 엑스트라 마사지까지 모든게 만족스러웠다. 그때 까지는....

 

몸의 피로가 풀리자 잠이온다. 그러나 나의 소중한 시간을 그깟 잠따위에 허비할순 없다. 한국에서 잠 지겹도록 자니깐 여기선 참아야 된다. 억지로 잠기는 눈을 부릅뜨며 페이스북으로 연락하던 여자애와 챗팅을 했다. 

 

나 도착했다. 언제올거냐? 어디로 올거냐? 몇시에 볼거냐? ... 

 

시간과 장소가 정해지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그녀를 만나러 나갔다. 

여기서 잠깐. 

 

내가 보기로 약속한 여자애가 4명이었다. 그중 첫날 난 위의 아이를 선택했다. 

제일 어리고, 이뻐 보였으니깐 제일 먼저 만나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냥 뿐이었다. 

 

다음을 기약해본다. 

 

!!!!!!!!!!!!!!!!!!!!!!!!!!!!!!!!!!!!!!

 

 

시간은 됐는데 여자애가 안보인다. 아니 약속한 장소에 여자애 한명이 있기는 했지만 그녀가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설마 저애는 아니겠지. 안일한 생각이었다. 그녀가 맞다. 

 

여기서 나의 최대 단점이 부각된다.

난 사람한테 모진말을 하지 못한다. 내 생각이 어찌되었건, 타인에게 싫은소리를 하질못한다. 속으로만 블라블라 욕할뿐 입밖으로 내뱉질 못하는 나. 

 

웃으며 그녀를 맞이했다. 그녀가 난처할까 대~ 만족이라는 미소를 지으며 술집으로 함께 고고~~ 

 

사람이 참 웃긴게... 아니 남자가 참 웃긴게... 술이 한두잔 들어가기 시작하니, 할매도 여자로 보인다고, 그녀가 여자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냥 거기서 돌아갈 택시비를 줬어야 했는데... 나도 모르게 술김에 함께 호텔방에 들어와 버렸다. 

 

이후... 그녀가 돌아가질 않는다. 

 

최대한 용기내어 집에 언제갈거냐고 물어도 봤다. 

돌아오는 대답은 괜찮단다. 

 

카지노에서도 물어봤다. 피곤하지 않냐고? 지겨울테니 먼저 돌아가라고...

돌아오는 대답은 괜찮단다. 

 

몇일째 집에가지 않는 그녀에게 아이걱정 안하냐고도 물어봤다. 아이가 엄마 찾지 않느냐고...

돌아오는 대답은 괜찮단다. 

 

호텔 방번호를 알고있는 그녀에게 그이상 뭐라고 할수가 없다. 강제로 내가 할수있는게 뭔지 지금도 모르겠다. 

 

하루 두번의 마사지?  그녀가 옆에 있는데 어찌 부르랴?

다른 페이스북의 그녀들?  그녀가 옆에 있는데 어찌 부르랴?

 

그렇게 결국 3박을 그녀랑 함께 했다. 나머지 페이스북에서 알게된 여성들에겐 메신저로 "SORRY" 만 보낼수 밖에 없었다. ㅜ.ㅜ

 

 

 

혹자는 이러겠지.

늙은 빵잇이 22살 여자애 만나면 감사할줄 알아야지 뭐이래 불평불만 이냐고,

사진보니 저정도면 괜찮구만 눈이 높은거 아니냐고....

 

그래 맞다. 내가 결정했고, 내가 판단한 일이니 모든게 내 잘못이다. 그러나 그녀의 잘못도 분명히 있다. 

왜? 왜? 왜 사진을 그렇게 찍냐? 사진이란게 실물을 담보하는거 아니냐? 

사진과 실물이 정도껏 차이가 나야 그나마 이해가 되는거지. 이건뭐....

 

 

내가 이상한거야?  그녀가 잘못한거야? 

 

 

2년만의 필리핀 여행이 왠지 너무 아쉽다. 

꼭 그녀때문만은 아니겠지만, 뭔가 너무 부족한 기분이 든다.

한달의 시간이 흘러 생각나는건 3박을 같이했던 그녀보다 잠시봤던 마사지사가 생각난다. 

 

"바네사"

 

 

바네사의 엑스트라 마사지가 너무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다. 

 

기다려~ 6월달 비행기 티켓 예매했다.

이번여행의 계획은 다 필요없다. 

 

바네사의 마사지! 4타임 받기!

 

 

이상. 4월1일 ~ 4월5일간의 필리핀 출정기 였다.

 

 

 

 

Posted by 선녀와난했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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